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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기술 아카이브] OECD, 양자기술 국가전략은 무엇을 말하는가?

존스박사 2026. 9. 3.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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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보고서 분석

「양자기술 국가전략과 정책의 개관」은 무엇을 말하는가

보고서명: An Overview of National Strategies and Policies for Quantum Technologies
발간기관: OECD
발간일: 2025년 12월
시리즈: OECD Digital Economy Papers No. 379

 

출처: OECD

 

양자기술은 더 이상 물리학 연구실의 먼 미래 이야기가 아니다. OECD의 「양자기술 국가전략과 정책의 개관」 보고서는 각국 정부가 양자컴퓨팅, 양자통신, 양자센싱을 산업 경쟁력과 국가안보, 디지털 보안, 기술주권의 핵심 분야로 다루기 시작했다고 분석한다.

 

이 보고서의 관심은 어느 나라의 양자컴퓨터가 가장 강한지를 순위로 매기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국가들이 불확실성이 큰 양자기술을 왜 전략기술로 채택하는지, 어떤 정책도구를 동원하는지, 국제협력과 기술보호를 어떻게 동시에 추진하는지를 살핀다.

 

핵심 메시지는 분명하다. 양자기술은 아직 광범위하게 상용화되지 않았지만, 각국은 이미 연구개발·산업화·인력양성·공공조달·표준화·안보정책을 결합하는 국가전략을 구축하고 있다.

양자기술은 무엇인가

양자기술을 곧바로 양자컴퓨터와 동일시하면 전체 그림을 놓치기 쉽다. OECD는 양자기술을 크게 세 분야로 구분한다.

 

첫째는 양자컴퓨팅이다. 양자컴퓨터는 기존 컴퓨터가 풀기 어려운 복잡한 계산 문제, 예컨대 분자 구조 시뮬레이션, 신소재 설계, 복잡한 최적화 문제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둘째는 양자통신이다. 양자 상태를 활용해 암호키를 전달하거나 보안 통신을 강화하려는 기술이다. 특히 국가 핵심 인프라와 장거리 통신망 보안에 대한 관심이 높다.

 

셋째는 양자센싱이다. 매우 작은 자기장, 중력, 시간, 온도, 위치 변화를 정밀하게 감지하는 기술이다. 의료영상, 항법, 자원 탐사, 장비 고장 진단, 환경 관측, 국방 분야 등에 활용될 수 있다.

 

세 분야는 기술 성숙도와 상용화 가능성이 서로 다르다. 그러나 기존 디지털 기술을 넘어서는 계산·통신·측정 능력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통된 전략적 가치를 가진다.

왜 국가전략이 되었나

2025년 11월 기준으로 OECD 회원국 18개국과 유럽연합은 공식적인 양자전략을 채택했다. 2013년 이후 전 세계 정부가 양자 과학기술에 투입하겠다고 발표한 자금은 약 557억 달러로 추정된다.

 

다만 이 금액은 실제 집행액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정부 발표에 기반한 추정치이며, 기존 예산이나 민간 재원이 포함됐을 수 있다. OECD도 이 수치를 해석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힌다.

 

그럼에도 이 수치가 보여주는 흐름은 분명하다. 양자기술은 개별 대학이나 연구소의 연구주제가 아니라, 국가 차원의 장기 투자와 정책 조정이 필요한 전략 분야로 격상되고 있다.

 

각국이 양자기술에 투자하는 이유는 크게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 새로운 계산·통신·측정 능력을 확보해 과학기술 리더십을 강화하려는 목적
  • 신약, 신소재, 에너지, 물류, 금융, 통신 등 산업 응용 가능성을 선점하려는 목적
  • 암호해독, 정보수집, 정밀감시, 무기개발 등 이중용도 위험에 대비하려는 목적
  • 현재의 암호체계가 미래의 강력한 양자컴퓨터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응하려는 목적

특히 코로나19 이후 공급망 취약성과 기술 의존성에 대한 경계가 커지면서 양자기술은 경제 회복, 첨단산업 육성, 전략적 자율성의 의제와 결합했다. 유럽 여러 국가는 코로나19 회복기금과 국가 경기부양 정책을 활용해 양자기술 투자를 확대했다.

 

독일은 경기부양 패키지에서 양자기술에 20억 유로를 배정했고, 오스트리아는 유럽연합 회복기금에서 1억700만 유로를 양자기술에 배정했다.

기대와 불확실성이 함께 존재한다

OECD 보고서의 장점은 양자기술을 과장하지 않는 데 있다. 보고서는 양자기술이 큰 가능성을 갖는다고 보지만, 대부분의 기술이 아직 널리 상용화된 상태가 아니며 개발 일정도 길고 불확실하다고 지적한다.

 

양자기술이 활용될 수 있는 분야로는 의료·보건, 소재과학, 에너지, 화학, 금융, 교통·물류, 통신 등이 거론된다.

 

의료 분야에서는 양자센서를 활용한 정밀 의료영상, 세포 수준의 약물 반응 관찰, 종양 조기 진단, 신약개발 가능성이 제시된다.

 

소재 분야에서는 재료 내부의 미세 결함과 열응력을 더 정밀하게 감지하고, 더 가볍고 강한 소재를 설계할 가능성이 논의된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자원 탐사와 장비 고장 예측, 탄소포집 공정 개선, 전력망 운영 최적화 등이 주요 활용 사례로 제시된다.

 

화학 분야에서는 분자 반응을 시뮬레이션해 저에너지 화학공정이나 새로운 촉매 개발에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

 

금융 분야에서는 위험 분석, 포트폴리오 최적화, 거래 결제, 시장 충격 예측 등이 거론된다.

 

물류와 교통 분야에서는 배터리 상태 진단, 지하 구조 조사, 경로 최적화, 대규모 일정 조정 문제에 활용될 가능성이 제시된다.

 

그러나 이런 가능성은 곧바로 실현되는 산업 성과를 뜻하지 않는다. 실제 적용은 기술의 안정성, 오류율, 비용, 장비 인프라, 소프트웨어, 전문인력, 산업 수요, 규제와 표준에 좌우된다.

 

현재 양자컴퓨터의 상태를 설명할 때 자주 등장하는 용어가 NISQ다. 이는 ‘잡음이 많은 중간 규모 양자컴퓨터’를 뜻한다. 현재 장비는 대략 100~1,000회 연산마다 오류가 발생할 수 있으며, 오류율은 1%에서 0.1% 수준이다.

 

오류를 안정적으로 보정하는 내결함성 양자컴퓨터가 되려면 오류율을 약 0.0001%, 즉 100만 회 연산당 한 번 정도로 낮추는 것이 목표다. 이 기술적 간극이 양자컴퓨팅의 상용화 시점을 쉽게 예측하기 어렵게 만드는 이유다.

양자기술의 위험도 함께 커진다

양자기술은 유망한 산업기술인 동시에 보안과 인권의 문제를 낳을 수 있는 이중용도 기술이다.

 

가장 직접적인 위험은 기존 암호체계의 취약성이다. 충분히 강력한 양자컴퓨터가 등장하면 현재 널리 사용되는 일부 공개키 암호방식이 위협받을 수 있다. 이는 금융정보, 개인정보, 기업기밀, 의료정보, 국방·외교 정보, 핵심 인프라의 보안과 직결된다.

 

OECD는 이에 대응하기 위한 양자내성암호 표준이 개발됐으며, 이제는 기존 시스템에 이를 도입하고 통합하는 작업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양자센싱 역시 새로운 위험을 만든다. 감지 능력이 향상되면 개인이나 집단에 대한 과도한 감시, 위치 추적, 프라이버시 침해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또한 양자기술은 암호분석, 정보수집, 정밀 항법, 군사 감시, 무기체계 개발 등에 활용될 수 있다. 국가들이 양자기술을 산업 육성의 수단인 동시에 안보 역량으로 다루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가전략의 역할은 ‘조정’에 있다

보고서는 양자전략을 새로운 예산 항목을 만드는 작업으로만 보지 않는다. 더 중요한 기능은 여러 부처와 기관에 흩어진 정책을 하나의 목표 아래 묶고 조정하는 데 있다.

 

양자기술은 과학기술 부처만의 업무가 아니다. 연구개발, 교육, 산업, 금융, 통신, 보안, 국방, 외교, 규제정책이 연결된다. 따라서 국가전략은 부처 간 사업을 연결하고, 연구성과가 실제 산업·공공서비스로 이동할 수 있도록 경로를 설계하는 장치가 된다.

 

국가별 전략 수립 방식은 다르다.

 

프랑스와 한국은 전문가 중심의 자문과 검토를 활용했다. 호주는 일반 시민도 의견을 제출할 수 있는 공개 의견수렴 문서를 발간했다. 캐나다는 학계·산업계·비영리조직을 포함하는 원탁회의와 온라인 조사를 진행했다. 영국은 시민 워크숍, 전문가 자문, 의회 조사를 함께 활용했다.

 

이 차이는 양자기술 정책이 단지 기술적 선택이 아니라 사회적 수용성과 산업 수요, 규제와 윤리 문제를 함께 다뤄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양자 거버넌스는 최고위 수준으로 올라간다

양자전략을 담당하는 조직의 위치도 중요하다.

 

프랑스, 일본, 미국은 양자전략 거버넌스를 행정부 최고 수준에 두고 있다. 미국은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이 국가 양자전략을 조정하며, 국가양자조정실을 통해 부처 간 협력을 추진한다.

 

일본은 내각부가 국가 과학기술 정책의 틀 안에서 양자 분야를 관리한다.

 

영국은 과학·혁신·기술부 안에 양자기술을 전담하는 Office for Quantum을 두고 있다. 싱가포르는 국가양자사무국을 통해 양자 연구개발을 국가 경제와 산업 수요에 연결한다.

 

한국은 2025년 양자전략위원회와 실무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 체계는 연구개발, 산업화, 인력양성, 인프라, 국제협력 분야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정책과 투자 방향을 조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런 사례는 양자기술이 단순한 연구개발 사업이 아니라 국가 차원의 복합 정책과제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국가들은 무엇을 목표로 하나

양자전략은 흔히 큐비트 수와 오류율 같은 기술 목표로 주목받는다. 그러나 OECD 보고서는 기술 목표 외에도 경제, 인력, 교육, 시장점유율, 산업화, 국제협력 지표가 함께 설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유럽연합은 2020년대 말까지 최대 1,000큐비트까지 확장 가능한 구조를 목표로 제시했다.

 

독일은 2026년까지 최소 100큐비트 규모의 국제 경쟁력을 갖춘 양자컴퓨터를 확보하고, 이후 500큐비트로 확장 가능한 시스템을 목표로 제시했다.

 

영국은 2033년까지 세계 양자기술 시장의 15%를 차지하겠다는 경제 목표를 설정했다.

 

일본은 2030년까지 양자기술 생산가치를 약 50조 엔 규모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한국은 2022년 400명 미만이던 양자 전문인력을 2035년까지 2,500명 이상으로 늘리는 목표를 내놓았다.

 

유럽연합은 2030년까지 검증된 오픈소스 양자교육 모듈 180개를 만들고, 100회의 대중 소통 행사를 개최하는 목표도 제시했다.

 

다만 보고서는 이런 지표를 단순 비교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국가마다 기술 기반, 산업구조, 안보 환경, 정책 목표가 다르고, 성능지표의 정의와 측정 방법도 아직 통일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가 사용하는 다섯 가지 정책수단

OECD는 양자기술의 발전과 활용을 지원하는 정책수단을 다섯 가지로 정리한다.

 

첫째, 공공 연구기관 지원이다. 대학, 연구소, 연구기술기관에 장기적으로 재정을 지원해 기초연구와 연구시설, 인력양성 역량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둘째, 공공 연구과제 지원이다. 경쟁형 공모와 프로젝트 지원을 통해 새로운 과학적 돌파구, 융합연구, 응용 가능성 검증을 추진한다.

 

셋째, 기업 연구개발 지원이다. 기업이 주도하는 연구개발과 산업 협력을 지원해 상용화 가능성을 확인하고 초기 수요를 만든다.

 

넷째, 공공조달이다. 정부가 연구개발 서비스, 시제품, 실증기술의 초기 구매자가 되어 기술성숙도와 시장 진입을 돕는 방식이다.

 

다섯째, 지분 투자다. 정부 또는 공공기관이 스타트업과 초기기업에 직접 투자해 민간 투자 위험을 낮추고 후속 투자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 다섯 가지 정책수단은 각각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기초연구를 지원하고, 실증시설을 구축하며,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보조금을 제공하고, 정부가 초기 구매자가 되고,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과정이 연결될 때 양자 생태계가 만들어진다.

연구기관과 테스트베드의 역할

양자기술은 기초과학과 첨단공학이 결합되는 분야다. 대학과 연구기관은 양자역학의 기초 현상을 이해하고, 새로운 소자와 알고리즘을 개발하며, 실험장비와 전문인력을 축적하는 역할을 맡는다.

 

미국 NSF의 Quantum Leap Challenge Institutes 프로그램은 2019년 이후 1억4,800만 달러를 배정해 양자 네트워킹, 컴퓨팅, 시뮬레이션, 센싱 연구를 지원했다.

 

미국 에너지부의 국가 양자정보과학 연구센터는 115개 학술·산업·정부 기관의 1,500명 이상 전문가를 연결하는 구조로 운영된다.

프랑스의 양자 우선연구·장비 프로그램은 2022년부터 2027년까지 약 1억7,000만 달러를 투입해 양자 오류정정, 초전도 큐비트, 중력센서, 양자통신 등을 지원한다.

 

양자기술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테스트베드와 실증시설이다. 연구실에서 가능한 기술과 실제 산업·공공 환경에서 쓸 수 있는 기술은 다르다. 연구자와 기업이 장비를 사용해 보고, 알고리즘을 시험하고, 성능을 비교하며, 실제 문제에 적용해 보는 환경이 필요하다.

 

일본은 도쿄대에 설치된 127큐비트 IBM 양자컴퓨터에 산업계가 접근할 수 있도록 양자컴퓨팅 클라우드 플랫폼을 지원하고 있다.

 

핀란드는 국가기술연구센터를 통해 2022년 5큐비트, 2023년 20큐비트, 2025년 50큐비트 장비를 클라우드 방식으로 제공했다.

 

한국의 양자컴퓨팅 인프라 개발 사업은 2022년부터 2026년까지 독자적 50큐비트 초전도 양자컴퓨터와 원격 접근용 클라우드 서비스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사례들은 양자컴퓨터가 단순히 특정 기관의 연구장비가 아니라, 연구·교육·기업 실증을 위한 공용 인프라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업 지원과 공공조달

양자기술은 상용화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고 기술 실패 위험이 크다. 기업 입장에서는 장기 연구개발에 투자하기 쉽지 않다. 이에 따라 정부는 기업 연구개발 지원과 공공조달을 통해 초기 위험을 분담하고 있다.

 

미국의 DARPA와 에너지부가 추진하는 Quantum Benchmarking Initiative는 2033년까지 산업적으로 유용한 양자컴퓨터를 만들 수 있는지 검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기업의 기술 접근법을 오류정정, 확장성, 경제성 측면에서 단계적으로 평가한다.

 

영국의 Commercialising Quantum Technologies Challenge는 2019년부터 2025년까지 약 2억 달러 규모로 운영됐으며, 양자 제품과 서비스의 상용화, 산업협력, 공급망 형성을 목표로 했다.

 

공공조달은 정부가 직접 초기 수요자가 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프랑스의 PROQCIMA 프로그램은 국방 목적의 범용 양자컴퓨터 시제품 두 개를 개발하기 위해 5억 달러 이상을 투입한다. 목표는 2032년까지 128 논리 큐비트, 2035년까지 2,048 논리 큐비트 규모의 내결함성 양자컴퓨터를 개발하는 것이다.

 

호주는 미국 기업 PsiQuantum과 협력해 브리즈번에 유틸리티 규모의 내결함성 양자컴퓨터를 구축·운영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약 10억 달러 규모이며, 장비 구축뿐 아니라 지역 공급망, 첨단제조, 대학·연구협력, 박사과정 인력양성을 함께 목표로 한다.

양자통신은 만능 보안기술이 아니다

양자통신 분야에서 자주 언급되는 기술이 양자키분배, 즉 QKD다. 이는 양자 상태를 활용해 비밀키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도청 시도가 양자 상태를 바꾸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도청 여부를 탐지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그러나 OECD는 QKD를 무조건적인 보안 해법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실제 보안성은 장비와 프로토콜 구현 방식에 크게 좌우된다. 하드웨어에는 취약점이 생길 수 있으며, QKD는 송신자의 신원을 인증하는 기능을 스스로 제공하지 않는다. 따라서 기존의 고전 암호체계가 여전히 필요하다.

 

이 때문에 일부 사이버보안 기관은 QKD와 다른 양자암호 기술의 기술적·운영상 한계가 해결되기 전까지 일반적인 사용을 권장하지 않는다고 OECD는 소개한다.

 

이 대목은 보고서 전체의 태도를 잘 보여준다. 양자기술은 전략적으로 중요하지만, 기술의 가능성만으로 정책과 투자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성능 검증, 구현상의 취약점, 운영 비용, 표준, 기존 시스템과의 호환성을 함께 살펴야 한다.

국제협력은 필요하지만 약해지고 있다

양자과학은 전통적으로 국제공동연구 비중이 높은 분야였다. 하지만 양자기술이 전략기술로 부상하면서 국제협력의 강도는 낮아지고 있다.

 

OECD에 따르면 2019년 약 33%였던 양자 분야 국제공동저자 비율은 2022년 30% 아래로 떨어졌다. 미국과 유럽연합 회원국 사이의 양자 연구 협력 강도는 2018년부터 2022년 사이 15% 감소했다.

 

보고서는 그 원인으로 기술리더십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 과학안보 정책의 강화, 기술이전 제한, 수출통제 확대, 국가 단위의 전략기술 육성 경쟁을 제시한다.

 

한국을 포함해 호주, 캐나다, 중국, 덴마크, 핀란드,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네덜란드, 뉴질랜드, 노르웨이, 스페인, 영국, 미국 등은 양자기술 또는 관련 소재에 대한 수출통제를 발표했다.

 

하지만 OECD는 기술보호가 지나치게 강화될 경우 연구협력과 지식 확산, 전문화, 규모의 경제가 약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양자기술은 안보와 산업경쟁력의 대상인 동시에, 장기적으로 국제 공동연구와 표준화가 필요한 기술이라는 점에서 복합적인 과제를 안고 있다.

표준화는 기술경쟁의 일부다

양자기술 표준화는 단순한 기술 규격 정비가 아니다. 장비와 시스템의 상호운용성을 높이고, 성능을 공정하게 비교하며, 산업화를 촉진하는 기반이다. 동시에 표준을 주도하는 국가와 기업은 시장과 기술 생태계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주요 표준화 활동은 IEEE, IEC·ISO, 유럽 표준화기구,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 국제전기통신연합 등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표준화의 대상은 양자통신, 양자 알고리즘, 양자컴퓨팅 구조, 양자-고전 하이브리드 컴퓨팅, 성능 측정, 양자내성암호, 양자 네트워크 등으로 넓어지고 있다.

 

다만 표준화에도 딜레마가 있다. 너무 늦으면 시장이 파편화될 수 있지만, 기술이 충분히 성숙하기 전에 표준을 확정하면 성능이 낮은 기술이 고착될 가능성도 있다.

 

OECD는 용어 정리, 측정 기준, 성능평가 같은 기초 영역부터 표준을 마련하고, 산업계와 함께 표준을 설계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본다.

보고서의 핵심 결론

OECD 보고서는 양자기술이 아직 불확실성이 큰 분야임을 분명히 한다. 그러나 동시에 각국이 이미 양자기술을 국가안보, 산업경쟁력, 디지털 보안, 기술주권과 연결된 전략기술로 다루기 시작했다고 진단한다.

 

보고서의 내용을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양자기술은 아직 광범위한 상용화 단계에 이르지 않았지만, 국가들은 이미 장기 경쟁을 준비하고 있다.

 

둘째, 양자전략은 단순한 연구개발 투자계획이 아니다. 기초연구, 산업화, 인력양성, 테스트베드, 공공조달, 지분투자, 표준화, 보안, 국제협력과 기술보호를 함께 조정하는 생태계 정책이다.

 

셋째, 양자기술은 국제협력이 필요한 분야이면서 동시에 안보 경쟁과 수출통제의 대상이 되고 있다. 따라서 기술개발과 기술보호, 개방형 협력과 전략적 자율성 사이의 균형이 중요한 정책 과제가 된다.

 

양자기술의 미래는 특정 국가가 몇 큐비트의 장비를 먼저 보유하느냐만으로 결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연구성과를 실제 산업과 공공영역으로 연결하고, 보안 위험을 관리하며, 전문인력을 키우고, 국제 표준 형성에 참여하는 능력이 앞으로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다.

자료 정보

OECD, 「An Overview of National Strategies and Policies for Quantum Technologies」
OECD Digital Economy Papers No. 379
2025년 12월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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